'만능'된 메타버스, 환상일까 미래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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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능'된 메타버스, 환상일까 미래일까
  • 이새연
  • 승인 2021.11.24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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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산업 전략 방향성 모색-메타버스 환상인가, 미래인가' 정책토론회 (한국게임학회 제공) © 


'메타버스'가 산업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가운데, 정부와 산업계가 정책을 두고 혼선을 빚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정부가 미래기술을 규제하기보다는 진흥해 산업계와 사회적 융합을 이뤄야 한다는 주장이다.

산업계가 메타버스를 '만능'으로만 바라보지 않고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기업이 메타버스 비즈니스모델(BM)을 구상할 때, 설계부터 접근성까지 심사숙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메타버스, 새로운 개념 아냐…기술 발전이 우선"

23일 한국게임학회는 '메타버스 산업 전략 방향성 모색-메타버스 환상인가, 미래인가' 정책토론회 열고 메타버스 산업 발전을 위한 정책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비대면 문화가 보편화되면서 메타버스는 차세대 플랫폼으로 부상했다. 그러나 메타버스가 갑작스레 시장과 대중의 주목을 받으며 '거품'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거세지고 있다.

이날 토론회 발표자로 나선 위정현 중앙대학교 교수는 "온라인 마피아 게임 '어몽어스'가 코로나19 시국에 인기를 끌었고 '로블록스'와 '제페토'가 (메타버스 산업의) 성공을 촉발했다"며 "메타버스 플랫폼이 국내에선 어렵다고 보는게 일반적이었지만 소셜미디어(SNS)적 성향을 가진 '제페토'가 성공하면서 국내 성공 가능성이 인식되기 시작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메타버스가 산업적으로 냉정하게 보는 대상이 아니라 추종의 대상으로 변질되면서 (기업이) 이 붐(인기)에 뒤처지면 안 된다는 강박관념이 생겼다"며 "제3자의 이해관계에 의한 버블이 생산되고 있다. 여의도 증권가에 '메타버스', 'NFT'가 언급되기만 해도 폭발적인 인기를 끈다"고 첨언했다.

메타버스가 인터넷 혁명과 스마트폰 혁명을 잇는 '정보화 대혁명 수단'으로 일찍이 평가받게 되면서 산업계가 과열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위 교수는 "메타버스는 새로운 기술·새로운 비즈니스모델(BM)이 아니다"라며 "메타버스 주가가 폭등하고 지자체의 메타버스 구축 경쟁은 심화되고 있다. 2000년대 중반 세계 휩쓴 메타버스 1.0, '세컨드라이프'가 왜 실패했는지 교훈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무분별한 메타버스 열풍이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위 교수는 서울시가 '제페토'에 마련한 '서울창업허브 월드'가 이용자의 관심을 받지 못한 채 방치되고 있는 점을 비판하며 Δ이용자의 플레이 목적성 결여 Δ엔터테인먼트 요소 결여 Δ이용자환경(UI) 실용성 결여가 메타버스 산업의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고 했다.

위 교수는 메타버스 시장의 성장을 위해 기업이 암호화폐나 NFT 사업을 무조건 추진하기보다는 '기술의 진화'가 선행돼야 한다고 했다. 그는 "메타버스 키워드로 버블 생기며 기본 기술(VR, AR, 홀로그램 등)의 발전이 방해받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각각의 기술적 요소가 진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메타버스, 융합적·개방적으로 바라봐야"

메타버스 시장의 성공을 위해 '융합적 시각'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영수 문화체육관광부 콘텐츠정책국 국장은 "기술적 환경과 인간적 환경이 세계적으로 잘 맞춰질 때 서비스는 결국 성공해왔다"며 "콘텐츠가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김 국장은 '오징어게임'을 '영화' 또는 '드라마'로 구분할 수 없게 된 것처럼 전 산업군에서 기존의 장르가 무너지고 융합되고 있는 현실을 강조했다. 그는 메타버스와 NFT 등 미래 기술을 별개로 보기보다는 거시적·융합적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했다.

정준화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메타버스, NFT는 몇 가지 특징을 가진 현상이라기보단 현재 이뤄지고 있는 온라인 사회, 온라인 경제, 온라인 문화의 모습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기술과 필요로 하는 니즈가 모여 만들어진 게 메타버스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0년 전에도 메타버스에 대한 고민도 있었지만, 그때 수요와 기술적 환경은 현재와 다르다. 기존 서비스와 메타버스가 같다고 결정짓는건 위험한 생각"이라며 "지금까지 소셜미디어(SNS), VR, 게임 등 기존 플랫폼에 대한 규제적 입장이 있었고 정책 프레임이 있었다. 기존 법령을 적용하는 건 지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 조사관은 메타버스의 성패는 메타버스를 도입한 '기획자'에 달렸다고도 했다. '기술'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경영'적 측면이라는 것.

그는 "메타버스는 다양한 요소가 개입되는 것이고, 하나의 관점으로 보는 건 다양한 가능성을 오히려 제약할 우려가 있다"며 "인터넷이 우리 삶에 보편적이고 지배적인 수단으로 자리매김한 건 인터넷 산업을 하나의 산업으로 묶지 않고 다양한 카테고리가 활동할 수 있게 한 비중앙집중적 특정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메타버스는 공간, 우주적인 개념이다. 만들어놓고 유용하면 사람이 몰리고 유용하지 않으면 버림당할 것이다. 이것이 메타버스의 본질"이라며 "메타버스가 다양한 분야로 발전할 수 있고 특정 기술에 종속되지 않는 개방적인 기술로 발전할 수 있게 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관 소통으로 메타버스 선도국 지위 놓쳐선 안돼"

이날 참석자들은 메타버스의 성장을 위해 민관이 신중하게 소통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정준화 입법조사관은 "적극적인 시그널을 시장이 보넀을 때, 왜곡을 초래할 수도 있고 정책을 추진하다 보면 어려운 지능정책보다는 규제정책으로 변질될 우려가 있어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용자 보호와 산업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 미래 기술에 대한 일정 수준의 규제는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김영수 국장은 "예컨대 게임에서 암호화폐가 현금으로 환전되는 건 지금 제도로는 감당할 수 없는 면이 있다"며 "전문가, 정부, 국회가 계속해서 치열하게 논의해서 모델을 만들어야 할 부분이다"고 강조했다.

김정수 명지대학교 교수는 토론회를 마무리하며 "메타버스는 단기적인 정책으로 보면 환상으로 볼 수 있고, 장기적인 관점으론 미래라고 볼 수도 있다"며 "산업의 발전이나 미래의 기회를 두고 봤을 때 중요한 타이밍이다. 긍정적으로 접근하는 부분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페토 안에 세계 각국의 사람이 모여있지만 기축통화, 치안, 윤리적·도덕적 기준에 대해서는 아무도 책임을 질 수 없다"며 "기반을 만들어주는 게 정부의 역할이다"고 부연했다.

이날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싸이월드가 메타버스의 원조지만, 안타깝게도 (메타버스 시장에서) 한참 먼저 출발한 한국은 시장 후발주자가 됐다"며 여러 이유가 있지만 결정적으로 정부의 과도한 규제와 지원 미비로 시장자체가 확장되지 못했던 것 때문일 것이다"고 꼬집었다.

이어 "신사업 시장만큼은 '모르면 안 된다'가 아닌 '모르면 일단 해보자'는 도전적 자세가 필요하다"며 "미래 블루오션에 대해 규제를 넘어 적극적 지원이 과감히 이뤄져서 대한민국 경제가 한강의 기적 이뤄질 수 있도록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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