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혁명 '원유' 데이터 국회 족쇄 풀렸다…"달라지는 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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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혁명 '원유' 데이터 국회 족쇄 풀렸다…"달라지는 점은?"
  • 홍용석
  • 승인 2020.01.10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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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넘게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해 산업계의 애를 태우던 '데이터 3법'이 해를 넘겨 극적으로 통과됐다. 데이터 3법 통과를 통해 인공지능(AI), 핀테크, 맞춤의료 등 혁신 신산업의 필수 자원인 데이터 활용이 물꼬를 틔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국회는 지난 9일 오후 본회의를 열고 데이터 3법으로 불리는 개인정보보호법·정보통신망법·신용정보법 개정안을 가결 처리했다.

데이터 3법은 지난해 11월 정부와 여당 주도로 발의됐다. 이 3개 개정안은 데이터의 활용 범위를 법적으로 명확히 규정하고 데이터 활용을 가로막는 규제들을 해소하는 내용들을 담고 있다.

그동안 데이터 3법 통과는 4차 산업혁명의 필수 자원인 데이터를 제대로 활용하고자 하는 대기업부터 벤처.스타트업에 이르기까지 전 산업계의 '숙원'이었다.

데이터 3법은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선언한 '데이터경제'와 'AI 강국' 실현의 기반이 되는 필수 법안이지만, 발의된 지 1년이 넘어서야 비로소 '첫 발'을 떼게 된 셈이다.

◇데이터 '동맥경화' 뚫는다…가명정보 도입으로 활용 범위 '확대'

그동안 데이터 관련 법안에선 개인정보의 자기결정권을 강조해 기업들이 데이터를 활용하려면 데이터 속에 포함된 개인정보를 처리하기 위해 일일이 정보주체의 동의를 받거나 법적 근거에 따라 비식별 처리를 하도록 요구돼왔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를 지키면서 대규모의 데이터를 활용하기엔 걸림돌이 많아 IT, 금융, 의료 등 여러 분야의 데이터 관련 산업 성장이 크게 정체된 상황이다.

데이터 3법에선 이런 현실을 반영해 '가명정보' 개념을 도입한 게 가장 큰 특징이다. 가명정보는 이름이나 전화번호, 주민등록번호 등 특정인을 식별할 수 있는 정보를 가린 데이터다. 개인을 특정하긴 어렵지만 구체적인 정보가 담겨 익명정보에 비해 활용가치가 높다. 예를 들어 '홍길동(남자), 1983년 8월20일생, 010-1234-5678, 카드가입 3건'라는 카드사 데이터가 있다면 여기서 이름과 전화번호를 암호화한 뒤 분석하는 식이다.

데이터 3법이 통과되면 기업들은 가명정보를 정보주체의 동의없이 활용할 수 있게 되며, 전문기관의 승인을 거쳐 제 3자에게도 제공할 수 있게 된다. 또 서로 다른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를 보안시설을 갖춘 전문기관을 통해 결합하고 승인을 거쳐 반출하는 것도 허용된다.

이를 통해 데이터 거래가 활성화되면 서로 다른 산업의 정보를 활용해 새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통신사의 통신료 납부정보와 은행의 금융정보를 결합해 통신료를 성실히 내면 신용등급을 높여주거나 특정 지역을 지나간 통신 이용자의 정보와 카드 매출 정보를 결합해 상권을 분석하는 식의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 낼 수 있다.

◇금융·의료 등 혁신 신산업 창출 '기대'

특히 금융분야에서는 데이터 3법 통과를 통해 발빠른 혁신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 카드, 보험, 금융투자 등 금융업 분야별로 데이터가 대량으로 축적돼 있는 금융 분야는 다양한 개인 특성 정보를 결합해 맞춤형 금융상품을 개발하거나 다른 산업 분야와의 확장적인 융합 등이 가능해 데이터의 활용 가치가 특히 높다.

데이터 3법을 통해 소비자에게 개인정보 소유권을 돌려주는 '마이데이터'도 본격적으로 도입된다. 이를 통해 금융소비자는 자신의 흩어진 금융정보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고, 사업자들은 다른 업종 간 데이터 융합을 통해 고도화된 맞춤형 서비스나 새로운 유형의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진다.

데이터 3법을 통해 기존 금융사는 물론 핀테크 스타트업의 성장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일례로 '알리페이'를 운영하는 중국 알리바바그룹의 금융 자회사 앤트파이낸셜의 경우 매초 2000건씩 쌓이는 결제 빅데이터를 활용한 신용평가와 대출, 보험 등 '테크핀' 시장을 개척해 기업가치 170조원의 세계 최대 '데카콘'(기업가치 100억달러 이상 스타트업)으로 성장했다.

이와 더불어 네이버, 카카오 등 인터넷 기업들도 금융 영역에 도전하고 있어 데이터 3법 통과 이후 그동안 쌓은 데이터를 활용한 '생활금융' 영역을 빠르게 확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민감정보로 분류돼 데이터 활용 방법이 전무하던 의료 분야에서도 혁신이 시작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의료 정보와 환자의 진료 정보를 AI에 학습시켜 진료에 활용하거나, 개인 유전체 및 생활건강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맞춤형 의료 서비스 등이 가능해 질 것으로 전망된다.

◇데이터 3법 계류에 발목 잡혔던 '데이터 생태계' 조성 서두른다

정부는 그동안 데이터3법 통과에 발맞춰 '데이터 생태계' 조성을 서두른다는 계획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먼저 지난해 구축한 금융·통신 등 10개 분야의 빅데이터 플랫폼이 보유한 1400여종의 데이터를 이달 중 순차적으로 전면 개방·유통할 계획이다. 플랫폼 간 연계로 이종 분야 데이터 결합을 통한 새로운 가치의 데이터 생산을 촉진하고, 데이터 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해 가이드라인과 표준계약서 등을 개발·제공한다.

금융당국은 금융 빅데이터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신용정보원 금융빅데이터 개방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일반신용·기업신용 DB 외 보험신용 DB와 교육용 DB 등으로 확충한다. 기업 간 안전하고 효율적인 데이터 결합을 지원하기 위해 신용정보원, 금융보안원 등을 데이터 전문기관으로 지정할 예정이다. 또 금융회사 외에 통신, 유통 등 일반 상거래 기업이 비식별정보·기업정보 등을 거래할 수 있는 데이터 거래소도 문을 열 예정이다.

행정안전부는 데이터 3법 통과로 EU 일반개인정보보호법(GDPR)의 적정성 평가 절차에도 청신호가 켜졌다고 설명했다. '적정성 평가'를 통과하면 별도의 요건 없이 EU시민의 개인정보를 국내로 이전할 수 있어 EU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이 데이터를 활용하는데 크게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U 측은 우리의 개인정보 보호법이 개정되면 적정성 결정의 초기 결정을 할 수 있다는 의견을 행정안전부에 보내온바 있다.

노웅래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이번 데이터 3법 통과로 대한민국의 데이터 경제 시대가 열렸다"며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혁신 서비스와 기술이 창출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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