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소득·원격의료·개인정보…코로나가 앞당긴 '미래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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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소득·원격의료·개인정보…코로나가 앞당긴 '미래 논쟁'
  • thomas yi
  • 승인 2020.03.19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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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강성규 기자 = 국내에서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 두달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미래 사회 대응을 위해 거론돼 온 첨예한 쟁점들에 대한 논쟁까지 촉발시키는 모양새다.

서로 다른 정치·윤리적 가치들이 부딪히며 표류했던 정책들, '시기상조', '비현실적'이라고 여겨졌던 현안들까지 코로나 사태에서 하나의 처방으로 등장하면서 이목이 쏠리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 사태의 조기 종식과 피해수습을 위해 '한시적'으로 시행되거나 도입이 요구되고 있지만, 반대로 이번 사태가 '실험'의 계기로 여겨지기도 하는 만큼 그 향방에 따라 추후 논쟁의 양상도 코로나 사태 이전까지는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본소득…"생존권 보장" vs "실현성 의문"

코로나19 국면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것은 '기본소득' 제도다. 김경수·박원순·이재명 등 여당 지방자치단체장들을 필두로 코로나19로 생존의 위협까지 받고 있는 국민들을 위해 '재난기본소득'이라는 직접적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고 커지고 있다.

기본소득의 본래 정의는 '전 국민에게 최저 생계를 위한 자금을 일정 기간마다(통상 한달) 지급'하는 것이다. '보편적 복지' 정책 중에서도 가장 과감하고 급진적인 정책이라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보수진영이나 주류 경제학계에서도 이에 대한 논의 자체를 아예 '원천 차단'했고, 진보진영에서도 일부에서만 주장해 온 대안이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 전에도, 세계경제의 장기적 동반침체 등 위기를 근본적으로 극복하기 위해선 기존 패러다임을 완전히 뒤엎는 이러한 대책이 필요하는 목소리가 주류 경제학자나 기업가들 사이에서도 점차 높아지는 상황이기도 했다.

특히 최근에는 곧 도래할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기본소득을 반드시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경제·기업 인사들 사이에서도 나오기 시작했다. 미래사회에서 인공지능이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하며 일자리는 점차 줄어드는 반면, 생산량은 유지되거나 늘어나 과잉 생산으로 인한 '대공황'이 다시 닥칠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다.

우리나라에서도 재난기본소득 도입을 처음으로 주장한 이가 이재웅 쏘카 대표였으며,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이 입점 중소 브랜드 매장 매니저 3000명에게 100만원을 직접 지급하기로 결정하는 등 '기업발 기본소득'이 주목받고 있다.

지방정부 차원의 재난기본소득제 시행도 잇따르고 있다. 전북 전주시가 지난 13일 전국 최초로 기준중위소득 80% 이하 5만여명에게 52만7000원씩 지급하는 제도를 전국 최초로 도입한 바 있다. 18일에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전날 국회를 통과한 추경안에 대해 실망감을 표출하며 중위소득 100%이하 117만7000가구를 대상으로 가구별 30만~50만원씩 지원한다고 밝혔다.

때마침 주류 기업가 출신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국민 1인당 1000달러씩 지급하는 '일시적 기본소득'안을 꺼내들었다.

하지만 막대한 비용 소요 등 '실현 가능성'이 낮고 정부의 재정적 부담에 따른 세금인상 등 오히려 더 큰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는 비판도 여전하다.

 

 

 

 

 

 

 


◇원격의료…"접근성 강화" vs "안전성 우려"

코로나19에 대한 감염 우려로 '비대면'이 여러 분야에서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덩달아 코로나19 확진 검사 등 검진·진료를 책임지고 있는 의료계에서는 '원격의료'가 다시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원격의료는 의사와 환자간 대면진료가 원칙인 현행 제도와 달리, 영상·전화·채팅 등을 통해 상담이나 처방을 받을 수 있는 제도를 말한다.

정부는 현재 금지된 의료기관의 원격진료를 이번 코로나 사태에 한해 허용하기로 했다. 감염 우려를 줄이고 의료진의 부담 해소와 효율성 제고를 위해서다.

코로나19 대량 확진에 따른 병실 부족 문제로 자가 격리 중인 확진자나 코로나19 외 질병을 겪고 있는데도 병원에서 진료를 받지 못하는 환자들이 원격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 과부하를 줄일 수 있는 방안으로도 부각된다.

원격의료 제도는 10여년 동안 이어진 해묵은 논쟁거리 중 하나다. 보수진영과 관련 기관·기업에서는 '규제완화'의 핵심으로 원격의료 전면 도입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진보진영과 의사협회에서는 원격의료만은 허용할 수 없다며 '마지막 보루'로 삼고 있다.

찬성파는 '의료접근성'을 내세우고 있다. 대도시와 달리 의료진과 시설이 턱없이 부족한 도서·산간·벽지의 주민들도 용이하게 진료를 받을 수 있어 접근성이 높아진다는 주장이다. 막대한 의료비 지출과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반대파는 '안전성'을 문제 삼는다. 전화나 채팅만으로 환자의 생명이 좌우될 수 있는 진료를 정확하게 할 수 없다고 제기한다. '의료전달체계 왜곡'도 우려한다. 원격진료 기반을 갖춘 대형병원 쏠림으로 1차 의료기관이 무너진다면 궁극적으로 의료접근성도 하락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개인정보…"공공의 안녕" vs "기본권 보호"

개인정보 논쟁도 코로나 사태에서 이슈의 중심에 섰다. 명확한 신상공개로 추가 감염과 시민들의 공포감 확산을 차단하는 것이 우선이냐, 개인의 사생활 침해와 선의의 피해자 발생을 방지하는 것이 우선이냐를 놓고 논쟁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논란이 지속되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코로나19 증상 발생 1일 전부터 격리일까지, 증상이 확인되지 않는 경우는 검체 채취일 1일 전부터 격리일까지 동선을 공개해야 한다는 매뉴얼을 각 지자체에 전달했다. 또 직장에서 불특정 다수에게 전파했을 우려가 있는 경우에 한해서만 확진자의 직장명을 공개토록 했다.

시민 개개인의 인격을 중시하는 민주주의의 발전과 함께 정보·통신 수단 발달, 심각한 재난·범죄 등이 속출하면서 '시민의 기본권'이 우선이냐, '공공의 안녕'이 우선이냐를 놓고 논쟁이 반복돼왔다.

지난 1월 국회를 통과한 데이터3법(개인정보보호법·정보통신망법·신용정보보호법 개정안) 논의 당시에도 핵심 쟁점이었다.

데이터3법은 개인정보의 개념을 개인정보, 가명정보, 익명정보로 구분하고 가명정보를 통계작성 연구, 공익적 기록보존 목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또 은행, 카드사 등도 공익적 기록보존 등을 위해 신용정보 주체의 동의 없이 가명정보를 이용, 제공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반대파는 기업의 이익을 위해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반발했다. 가명정보 제공자가 드러나지 않게 안전장치를 마련했지만 데이터 결합과정에서 정보주체가 특정지어 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놓았다.

법안은 이미 국회를 통과한 만큼 향후 논쟁은 개인정보 유출을 위한 '안전장치'를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 공공의 이익 또는 기업의 이해를 위해 개인정보 공개를 어디까지 허용하고 활용할 수 있을지가 중심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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