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개학' 한 달…'K에듀' 찬사 속 '교육 양극화'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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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개학' 한 달…'K에듀' 찬사 속 '교육 양극화' 여전
  • 정희
  • 승인 2020.05.14 06: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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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9일 고3 수험생이 서울 강서구 집에서 원격수업을 듣고 있다. '/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장지훈 기자,정지형 기자 = 지난달 9일 고등학교 3학년을 시작으로 각급 학교가 순차적인 '온라인 개학'에 돌입한 지 한 달여가 지났다. 시행 초기 불거진 기술적인 문제가 빠르게 안정되면서 'K에듀'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렸다는 평가도 나오지만, 경제적 능력이나 보호자의 조력 여부에 따라 학습 격차가 벌어지는 '교육 양극화'는 해결해야 할 과제로 지목됐다.

서울 영등포구의 한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3학년 A군(18)은 13일 뉴스1과 통화에서 개학 날짜가 오는 27일로 1주일 더 연기된 데 대해 "입시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A군이 다니는 학교는 현재 고3의 경우 대부분의 수업을 한국교육방송공사(EBS)의 수능특강을 시청하고 이에 따른 과제를 제출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다른 학년에서도 실시간 쌍방향형으로 교사와 학생이 직접 소통하는 수업은 일부 예체능 과목에서만 시행하는 형편이다.

A군은 "강의를 듣고 잘 이해가 가지 않아도 마땅히 물어볼 곳이 없어서 답답한데 학원에서는 얼굴 보고 설명을 들을 수 있으니까 오히려 전보다 학원을 찾는 친구들이 더 많아졌다"며 "부모님께 학원에 보내 달라고 말하는 게 죄송해서 그냥 맨땅에 헤딩하고 있다"고 했다.

부산에 사는 고등학교 3학년 B양(18)도 "온라인 개학의 취지는 좋지만 사립과 공립의 차이, 사교육을 받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 수도권과 지역의 차이가 더 커진 것 같아서 안타깝다"며 "원격수업이 안정됐다고 하지만, 여전히 학생들이 스스로 부족한 부분을 준비하기에는 힘든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시간이 지날수록 다양한 형식의 원격교육이 이뤄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하지만 지난 8일 교육부가 공개한 '온라인 개학 이후 1달간의 원격교육 추진 경과' 자료를 보면 조사 대상 교사 22만5000여명 가운데 실시간 쌍방향형 수업을 하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전체의 5.2%에 불과했다. 교육 콘텐츠를 스스로 제작하는 교사 비율도 전체의 33%에 그쳤다. 대다수가 아직도 EBS 강의에 의존해 원격수업을 진행하는 실정이다.

 

 

 

 

 

지난달 29일 서울 한 초등학교 돌봄교실에서 학생들이 원격수업으로 공부하고 있다. /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교육계에서는 지금까지 원격수업에 나타난 교사와 학생 간 소통 부족 문제를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안정화를 넘어서 내실을 기할 때가 됐다는 것이다.

김영식 좋은교사운동 대표는 "학교에 있으면 학생이 이해를 못 해도 다시 설명해주거나 그때그때 부족한 부분을 파악해서 채워줄 수 있는데 원격수업은 이런 부분에서 학생에 대한 지원 방안이 거의 없다"며 "대면수업을 완벽하게 대체할 수는 없더라도 교사와 학생의 접촉면을 늘리는 원격수업 전략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공교육은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한 교육이고 여기에는 자기주도학습 능력이 부족한 아이들도 포함된다"며 "눈앞에 보이지 않는 학생들의 상황을 교사가 체크하고,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에 대해 논의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보호자의 조력 여부에 따라 학생의 학업 성취도가 크게 달라지는 문제도 바로잡아야 한다는 주장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가 전국 초·중·고교 학생과 학부모 9만4624명을 대상으로 최근 설문조사한 결과 가정에서 원격수업과 관련한 도움을 받을 사람이 없는 학생이 전체의 60.5%나 됐다.

학생들이 교사와 한 교실에서 수업을 진행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조손가정이나 맞벌이가정, 한부모가정, 다문화가정 등 취약계층의 학생들을 더는 교육 사각지대에 남겨 둬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원격수업 시행 이후 끊임없이 나왔지만, 교육부는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박은경 평등교육실현을위한전국학부모회 대표는 "원격수업 시행 이후 교육 격차 심화 문제가 심각하다"며 "취약계층 학생들은 수업을 듣고 과제를 하는 것만 해도 지치고 힘든 상황인데, 사교육 시장은 관리받는 학생들로 바글바글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교육만 믿고 기다리는 학생들은 힘에 부쳐서 원격수업을 따라가지 못하고 사교육을 통해 집중 학습을 하는 친구들은 원격수업에 별 흥미를 보이지 못하게 되는 아이러니가 발생한다"고 꼬집었다.

교육부 미래교육위원회 교사 위원으로 활동하는 신민철 대구 진월초 교사는 교육 양극화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학생의 자기주도적인 학습 역량을 높일 수 있도록 돕는 '맞춤형 원격교육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 교사는 "진정한 의미의 학습관리시스템(LMS)을 활용한 학생 맞춤 교육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며 "원격수업과 대면수업의 구분을 떠나 결국 학생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을 길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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