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發 금융혁신 무기는 '데이터'…대출 보다는 '독자적 신용평가'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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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發 금융혁신 무기는 '데이터'…대출 보다는 '독자적 신용평가' 핵심
  • 홍용석 기자
  • 승인 2020.07.29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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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가 발표를 하고 있다.© 뉴스1


기존 금융권을 흔드는 '네이버發 금융혁신'의 무기는 역시 '데이터'다. 대한민국 인터넷 대중화 20년 역사와 궤를 같이 하는 '검색왕국' 네이버가 그간 축적한 고객 정보로 구축할 수 있었던 자체 신용평가 시스템이 네이버가 대출 상품을 내놓을 수 있게 된 핵심이기 때문이다.

기존 금융권의 '성역'인 대출 시장에 네이버같은 신규 주자가 등장할 수 있는 배경에는 데이터가 부가가치를 만드는 '데이터 신경제'가 자리잡고 있다는 평가다.

◇'은행 문턱' 못넘는 소상공인 위한 대출상품 내놓는 네이버

네이버가 자사 스마트 스토어에 입점한 중소상공인 전용 대출 서비스를 통해 본격적으로 금융시장에 뛰어든다.

네이버의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은 사업 확장을 위해 자금 융통이 필요한 중소상공인에게 은행권 수준의 금리 대출을 제공하는 SME(Small and Medium-sized Enterprise·중소기업 사업자) 대출 서비스를 연내 출시한다고 지난 28일 밝혔다.

네이버파이낸셜이 미래에셋캐피탈과 함께 준비 중인 이 서비스는 금융이력이 없는 중소기업 사업자에 은행권 수준의 금리로 대출을 제공하는 것이 골자이며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 입점사를 대상으로 제공된다. 사업자는 매장이 없거나 소득이 없어도 네이버쇼핑에서 일정금액 이상의 매출만 있으면 신청이 가능하고 본인 명의 휴대폰만 있으면 1분 만에 한도와 금리를 확인할 수 있다.

네이버는 기존 금융권의 까다로운 심사제도와 다르게 사업자의 판매이력 등을 활용한 자체 대안신용평가 시스템(ACSS)을 통해 금융대출 문턱을 낮출 계획이다.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는 "그동안 금융이력이 부족해 사각지대에 머물러야 했던 중소기업과 씬파일러(Thin Filer:금융 이력이 부족한 사람) 등 금융 소외 계층을 아우를 수 있는 서비스로 금융 시장에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겠다"며 "그중에서도 우선은 네이버의 가장 중요한 파트너이자 우리 사회 성장의 근간을 이루는 중소기업을 위한 금융서비스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네이버에 따르면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의 국내 사업자 중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73%이며 20~30 연령대가 43%를 차지한다. 이들의 상당수는 매출이 적고 금융이력이 없는 데다 씬파일러로 분류돼 자금 융통에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최 대표는 "저희가 만나본 사업자들의 경우 빠른 현금 회전이 필요하면서 금리가 낮았으면 하는 바람이 많았는데 높은 한도의 사업자금 융통이 가장 중요하다는게 공통 의견이었다"라며 "네이버 파이낸셜은 파트너이자 사업의 근간인 중소기업을 어떻게 지원할지 계속 생각해왔고 이러한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분사한 이유도 있다"라고 말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창업한 지 1년이 안되는, 매장이 없는 스마트 스토어 사업자들도 대출을 할 수 있는 대안신용평가 시스템(ACSS)을 구축하고 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네이버파이낸셜 데이터랩의 김유원 박사.© 뉴스1

 

 


◇'네이버 대출'의 핵심은 세상 어디에도 없는 '독자적 신용평가'

ACSS 구축을 총괄하는 데이터랩 김유원 박사는 "금융 정보가 거의 없는 스마트스토어 판매자들을 지원하기 위해선 이들의 신용 등급을 평가할 수 있는 대안 데이터와 이에 기반한 새로운 신용평가시스템이 필요했다"며 "이를 위해 기존의 신용평가회사(CB)가 가진 금융 데이터에 판매자들의 실시간 매출 흐름을 더하고 여기에 네이버의 최신 머신러닝 알고리즘, AI, 빅데이터 처리 기술 등을 활용해 네이버파이낸셜만의 ACSS를 구축했다"고 말했다.

실제 네이버파이낸셜의 ACSS를 시뮬레이션 해보면 1등급 대상자가 기존 CB등급 대비 거의 2배 가까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관련 데이터가 축적되면 ACSS는 보다 고도화돼 앞으로 더 많은 SME들을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회사는 덧붙였다.

그는 외국 기업의 ACSS 성공 사례를 통해 네이버파이낸셜만의 ACSS의 경쟁력을 강조했다.

김유원 박사는 "중국의 알리바바를 통해 금융에서 소외됐거나 온라인 사업자의 사례에서 얻을 수 있는 시사점이 많았다"라며 "사업자들이 배송 서비스나 이용자 문의에 얼마나 잘 대응하고 있는지, 이용자는 얼마나 좋은 후기를 남기는지, 또 재방문 비율이나 단골 고객 비중 등을 따져서 네이버파이낸셜의 ACSS를 구축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이를 기반으로 그동안 중소기업을 위해 제공해오던 '퀵에스크로', '스타트제로 수수료 프로그램'에 더해 '중소기업 대출'과 '빠른 정산' 프로그램을 연내에 오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네이버파이낸셜은 또 판매자들의 빠른 사업 자금 회전을 돕기 위해 자체적으로 정산 기일을 기존 9.4일에서 5.4일로 단축할 계획이다. 보통 10~11일에 이르는 타사의 정산 주기와 비교해 크게 축소된 일정으로, 이는 그 동안 구축한 업계 최고 수준의 이상금융거래탐지시스템(FDS)에 기반해 문제 소지가 있을만한 판매자들을 사전에 탐지·차단해 '구매확정 후 정산'에서 '배송완료 후 정산'으로 구조를 바꿔 정산 기일을 앞당길 수 있게 됐다고 회사는 전했다.

최 대표는 "FDS로 위험률을 탐지, 머신러닝 기법으로 학습시켜서 위험하지 않은 사업자는 정산 시키고 위험률이 감지되면 정지하는 테스트를 이미 시작했다"라며 "빠른 정산 서비스는 연내 출시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스마트스토어 기반의 창업부터 파트너스퀘어에서의 교육, 비즈어드바이저 등과 같은 다양한 기술 및 데이터 지원 그리고 자금 융통까지 중소기업의 창업과 성장을 위한 네이버의 지원 인프라가 완성됐다"며 "이 일환으로 네이버파이낸셜도 중소기업이 자금 걱정 없이 사업에만 집중해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해 나가겠다"고 했다.

 

 

 

 

(왼쪽부터)네이버파이낸셜의 김유원 박사와 최인혁 대표.© 뉴스1

 

 


◇"네이버파이낸셜, 금융권과 협력 관계 될 것"

이날 최 대표는 금융권의 견제를 의식한 듯 금융사와의 협력을 강조했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최 대표는 카카오처럼 금융 라이선스를 취득하지 않는 배경에 대해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경쟁력 있고 잘하는 회사와 제휴하거나 직접 회사를 만드는 방법이 있는데, 직접한다고 더 잘한다는 보장이 없다"라고 말했다.

그는 "기존 금융권에서 경계를 많이 하시는데 네이버파이낸셜은 금융권과 협력하는 관계가 될 것"이라며 "금융사들 마다 경쟁력이 있고 그에 맞는 고객이 있는 만큼 다양한 모델을 만들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후불결제 서비스와 관련해서도 "네이버페이 상당수 결제액을 신용카드로 결제하고, 신용카드사와 (네이버는) 좋은 파트너"라며 "많은 신용카드사 성장에 저희가 기여할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대출 한도에 관해서는 "사업자분들은 한 달 매출 정도의 융통 자금이 필요하다고 본다"라며 "사업자에 따라 한 달 매출이 1000만원~5000만원 정도로 차이가 있는데 사업 규모가 크면 5000만원까지는 가능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리의 경우 사업자의 신용도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네이버가 설계한 대안신용평가가 조작될 가능성에 대해서 김유원 박사는 "쉬운 기술은 없지만 네이버의 노하우라면 세계 어느 곳보다 잘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또 스마트 스토어 입점사 외의 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서비스 가능성도 열어놨다.

최 대표는 "스마트 스토어 사업자의 데이터가 많기 때문에 우선 시작하는 것"이라며 "네이버 페이 가맹점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만큼 이 서비스가 안정화 되면 추가로 사업자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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