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중심에 선 지역화폐…성남에서는?
상태바
논란의 중심에 선 지역화폐…성남에서는?
  • 이새연
  • 승인 2020.10.04 13: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은수미 성남시장(성남시 제공)© News1


최근 한국조세재정연구원(조세연)이 지역화폐가 지역경제 활성화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취지의 보고서를 발표하며 지역화폐의 효용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지역화폐 도입을 최대 시책 가운데 하나로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이재명 경기지사가 해당 보고서와 조세연을 작심 비판한데 이어 정치권에서도 의견이 갈리며 쟁점화 되고 있다.

국내의 대표적인 지역화폐 발행 자치단체인 성남시의 은수미 시장도 지난달 20일 페이스북을 통해 조세연 보고서를 비판했다.

은 시장은 당시 ‘성남지역화폐의 긍정효과와 조세연 보고서의 문제점’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성남시 사례와 자체 연구결과를 근거로 지역화폐 무용론을 제기한 조세연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성남시는 2006년 지역화폐 1세대로 출발해 전국에서 유일하게 3종(지류·모바일·카드)의 ‘성남사랑상품권’을 운영 중이다.

올해에는 발행규모가 3500억 원에 달하는 등 사실상 지역화폐의 상직적 지자체만큼 은 시장이 효용론에 힘을 실은 것이다.

◇소상공인 지원 VS 소비자 편익↓…불붙은 실효성 논란

논쟁의 발단은 지난달 15일 조세연이 ‘지역화폐 도입이 지역경제에 미친 영향’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하며 시작됐다.

조세연 연구결과의 요지는 Δ국가단위 소비 총량은 정해져 있어 지역화폐를 통한 소비 순증은 없으며 Δ지역소비의 타 지자체 유출을 막기 위한 지역장벽(상품권 발행·관리·할인판매)에 사회적 비용이 소모된다는 것이다. 또 소비범위를 한정하여 소비자 편익이 감소한다는 내용이다.

지역화폐를 발행하고 있는 지자체들은 해당 보고서에 대해 즉각 반발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경기도연구원이 조사한 3800개 업소 매출실적을 기반으로 “지역화폐 결재액이 100만원 증가할 때 소상공인 매출액은 145만원 많아진다”고 주장했다.

서울시와 경상남도, 세종시, 의정부시 등도 조세연 보고서에 반발하며 향후 지역화폐 발행을 확대 추진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지자체별 인센티브(5~10%) 지급을 통한 소득 이전 효과로 지역 내 총 소비 규모가 증가하고 재래시장과 소상공인의 매출이 집중적으로 증가하는 등 현장에서는 이미 체감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은수미 성남시장도 조세연 보고서가 ‘2010~2018년 전국사업체조사’에 근거했음을 지적하며 “지역화폐가 활성화된 것은 최근이다. 해당 기간에는 그 활용사례가 극히 미비했음에도 명확한 근거 없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것은 위험하다”고 비판했다.

또 자체 연구용역 결과를 근거로 “성남시가 2016~2018년 성남사랑상품권으로 지급한 복지수당 453억 8600만원이 직접 소득 증대로 연결됐고 전국적으로 844억 1700만원의 생산 유발과 553.7명의 고용효과를 창출했다”고 밝혔다.

소상공인들로 구성된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도 지난달 17일 성명을 통해 “유통대기업의 시장 침탈로 갈수록 암담해지는 시장 상황에 지역화폐는 한 줄기 빛과도 같았다”고 평가하며 효용론을 지원사격했다.

하지만 국회를 비롯한 정치권으로 논쟁이 번지면서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거친 설전이 오가고 음모론도 제기되는 등 대립구도가 나타나면서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이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조세연 보고서에 대해 “분석방법과 효과성 검증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사회정책에 대한 학술연구는 자료와 모형, 연구자에 따라 다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김천권 인하대 명예교수 역시 논점이 정책검증보다 정치공방으로 비화되는데 아쉬움을 토로하며 “이번 기회에 사회적 관심이 높은 지역화폐에 대한 실증적인 토론과 공론화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28일 한 재래시장에서 지류형 상품권으로 물건을 사고 있는 은수미 시장.(성남시 제공)© News1

 

 


◇성남사랑상품권 4년 새 9.4배 성장…가맹점 매출증가·사용자 편의 모두 만족!

전문가들은 이번 논란이 지역화폐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기대를 반영한 결과라고 평가하고 있다.

2015년 40여 지자체 1200억 원에 불과하던 발행 지자체와 규모가 2020년 229곳 9조원대로 늘어나면서 가계경제와 장바구니 민심에 미치는 영향력이 증가했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성남시의 경우 2008년 566곳에 불과했던 가맹점수가 지난해 5월 1만3864곳으로 25배 증가했다.

상품권을 활용한 매출액도 2014년 22억 6000만원에서 2018년 214억 2000만원으로 9.4배 상승했다. 이는 가맹점 1곳당 301만원 달하는 금액이다.

업종별로도 도소매(32.3%), 음식점(23.6%), 슈퍼마켓(8.2%), 정육점, 안경점, 미용업 등 생활밀착형 업종이 주를 이루고 있다.

효과 역시 긍정적이었다. 지난해 11월 가천대가 발표한 ‘성남사랑상품권의 경제적 효과와 소상공인 만족도 분석’에 따르면, 가맹점 6320곳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60.3%가 성남사랑상품권으로 인한 매출증가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특히 영세한 재래시장 상인들의 매출 증가가 뚜렷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지속 필요성에 대해서도 긍정 응답이 64.3%로 부정 응답 21.3%보다 3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이같은 발행·매출 규모 급증은 시의 의지가 크게 작용했다.

은수미 시장은 취임 이후 ‘아동수당 지급’을 1호로 결재했고 성남사랑상품권 발행에 드라이브를 걸어 연간 679억원을 지원하고 있다.

만 24세 청년에게 지급하는 청년수당 115억 원, 산후조리비 31억 원, 출산장려금 25억 원 등이다.

올해 상반기에는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소상공인과 아동보육, 플랫폼노동자 긴급지원 등에 1151억 원을 성남상품권으로 지급했다.

여기에 복지수당과 정부지원금까지 더하면 연간 발행규모가 3500억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기초지자체로는 전국 최대 규모다.

사용자 편의를 위한 노력도 꾸준히 이어졌다. 성남시는 전국에서 최초로 지류와 카드, 모바일 상품권 3종을 개발하여 운영하고 있다.

카드형 성남사랑상품권은 2018년 9월 은수미시장 취임 초 아동수당 지급을 위해 개발됐다.

같은 할인율이 적용 되는데다 사용자 편의까지 있어 지난 7월 조사결과 사용자 만족도가 95.2%로 나타났다.

지난해 2월부터 운영 중인 모바일상품권은 휴대폰 앱 ‘착(chak)’을 활용해 손쉽게 충전과 사용이 가능하다.

전국 최초로 원격결재 시스템을 도입해 방문하지 않고도 학원비 등을 결재할 수 있어 코로나19 상황에서 사용량이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달 23일 돌고래시장을 방문한 은수미 시장.(성남시 제공)© News1

 

 


◇진화하는 지역화폐…통합플랫폼 구축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 추진

그러나 아직 해결해야할 문제들도 남아있다. 먼저 용도별로 지급수단과 운영주체가 달라 번거로움이 많았다.

신청과 발급, 관리기관이 제각각이고 모바일 가맹점에서 카드결제는 안 되는 사례도 있었다.

코로나19 긴급지원 때는 국가와 광역·기초 지자체 등 재원에 따라 카드를 따로 지급하다보니 한 사람당 3~4장의 카드를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어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이에 성남시는 ‘시민 1인 1카드’를 목표로 지역화폐 통합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현재 조폐공사와 신한카드 등 종별로 구분된 운영사를 통합하고 지류를 제외한 지급수단(모바일, 체크카드, 선불카드) 관리를 일원화하기로 했다.

단일 플랫폼을 구축할 경우 카드사, 지자체 주민정보, 중앙부처 복지행정시스템을 연계해 대상자 관리부터 사용내역 조회, 가맹점 관리까지 전 과정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새로운 지원 사업 시행 시에도 별도의 신청 없이 적용 가능하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현 카드가맹점 4만4000여 곳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돼 편의성이 크게 향상된다.

시스템 사용에 어려움을 겪는 시민들과 소상공인을 위한 업무지원도 확대하기로 했다.

전산장비와 모바일 상품권 이용에 대한 민원해결과 AS, 가맹접수, 등록을 돕는 성남사랑상품권 마케터를 11월까지 60명(현재 35명)으로 늘리고 향후 지속적으로 충원할 예정이다.

은수미 성남시장 역시 재래시장 등 현장에서 성남사랑상품권을 홍보하고 있다.

추석을 앞두고 지난달 23일부터 수내동 코끼리시장 등 관내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을 찾아 상인들을 격려하고 모바일 상품권을 이용해 장을 보는 등 민심을 살폈다.

당시 은시장은 “많이 힘든 시기지만 조금만 참고 이 어려움을 함께 극복하자”고 당부하며 “골목상권은 우리 몸의 혈관 같은 존재이고 성남사랑상품권은 그 순환을 위한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남시는 지난 5월부터 성남사랑상품권 구매 시 10% 상시 할인을 시행하고 있다.

또 재난지원금 성격의 2차 성남형연대안전자금 지급을 위한 추경예산을 편성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