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lue design column 27] 평균과 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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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lue design column 27] 평균과 균형
  • 한국데이터경제신문
  • 승인 2020.09.08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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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화 서비스를 통해 가치 중립의 시대로 -

최근 의사들의 공공병원과 관련한 파업 사태를 살펴보면 우리 사회의 치부를 적나라하게 살펴 볼 수 있다.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 총 12년간 오로지 한 방향 입시만을 바라 보고, 죽어라 암기를 하고, 우리 아이들중에서도 나름 똑똑하다고 하는 1등급의 선택. 그들에겐 공공도 공정도 없어 보인다. 자신의 삶에 대한 주체성이나 공동체를 바라보는 이타심보다는 오로지 이기심과 자만으로 가득차 있다.물론 이들은 우리가 키워낸 시대의 산물이다. 누구를 탓하고 싶진 않다. 그래도 문제를 과제로 바꾸로 이를 슬기롭게 이겨내야한다. 그에 따른 의식의 전환도 필요하다.

​우리가 코로나를 통해 경험하고 있지만 '가치 기준의 변화'는 우리가 공동체로서 지구에 생존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다. 산업화시대, 정보화시대까진 평균의 개념이 가장 중요했다. 기준점을 정하고, 평균을 계산해내고. 이를 바탕으로 우열이 나뉘게 되었다. 그리고 상위층에 해당하는 부류는 자신의 권위와 부의 축적을 위해 서슴없이 평균에 미달하는 이들에게 보이지 않는 폭력을 휘둘르기도 했다. 우리나라도 민주화의 이전의 역사와 최근에 정치권에서 여전히 벌어지고 있는 행태를 보면 알 수 있다.

​의사라는 직업은 숭고하다. 히포크라테스를 기준으로 역사상 의사라는 직업은 자신의 의술을 통해 사회적 공헌과 헌신을 해오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그들에게 사회적 존경을 보낸다. 그리고 의사들은 의사들이 의사가 되기 위해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한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역사책에서 히포크라테스는 실존 인물이 아니거나 철학자일 수 있다는 사실이 있다. 그가 실존 인물이든지 아니든지 상관없이 히포크라테스 선서는 의술을 지닌 인간이 인간에 대한 사랑으로 새로운 생명체의 복원 및 부활을 위해 노력할 수 있도록 하는 자신에 대한 사명선언서이다. 의사들이 지녀야할 보편적 철학인 것이다. 철학을 잊어버린 의학은 그 존재감과 가치가 반감된다.

이번 공공병원 설립 관련 혼란의 핵심은 AI 도입에 따른 의사 인력의 직무 변화와 사회적 가치의 상실에 그 본질이 있다. 이미 IBM의 왓슨은 데이터 기반의 의료 예측과 진단을 착오없이 수행해고 있다. 국내에서도 일부 병원에서 이를 활용하고 있기도 하다. 지구상에서 가장 좋은 의료데이터 기반을 지닌 대한민국에겐 엄청난 천우신조의 기회가 왔음에도, 지금 멈춰있다. 청년의사들을 탓하거나 원망하지 않고 함께 갈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한다. 일제가 심어놓은 교육의 틀을 바꾸고, 의술에 대한 개념의 혁신이 필요하다. 두가지 모두에게 필요한 것은 디지털화이다. 우리 사회가 2000년대 이후 많은 부분에서 디지털화가 되었다고 하나. 실상은 중앙집중화된 정보의 시스템과 구조를 강화한것에 불과하다. 의료나 교육의 영역은 개인화서비스가 중심이 되어야, 그 가치가 형성된다. 맞춤화가 되지 않은 서비스는 이제 설 자리가 없어지게 될 것이다.

또한 이번 사태는 20세기 가치와 21세기 가치의 충돌이다. 막연하게 생각되어지는 미래에 대해서는 동의하나, 현재 나, 조직, 국가의 상황에 대한 포괄적인 이해와 동의는 어려운 것이다. 과학자들을 제외하곤 막연하게 두려워하던 AI와 블록체인이 이제 가치 혼돈의 시대에서 가치 중립의 시대로 변화시키고 있다. 기계는 답을 알고 있는데 인간은 두려운 것이다. 두려움은 호기심과 함께 동반한다. 이것이 인류의 위대함이다. 두려움과 호기심의 균형감있는 시각이 한단계 나아가는 우리 인류에게 꼭 필요하다.

언제나 그랬듯이 인간은 기술을 인간화시키고, 균형감있는 가치 중립을 통해 더 나은 사회로의 이동을 촉진시킬것이다.

그것이 우리 인류의 운명이다.

이욱희(위아가치디자인연구소장)
이욱희(위아가치디자인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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