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lue design column 29] 신뢰자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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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lue design column 29] 신뢰자본
  • 한국데이터경제신문
  • 승인 2020.09.21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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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김없이 가을이 오고 있다.

나무는 자연이 만든 최적의 신뢰자본이다.
나무는 자연이 만든 최적의 신뢰자본이다.

 

자연은 변함없이 그때에 맞춰서 순간순간 정해진 순리대로 움직인다. 인간도 예전에는 그랬다. 자연의 일부로서 살 때는 순리대로 살았다. 하지만 도시문명이 생겨나고, 인간과 인간 간에 격차가 생기면서 신뢰는 그 차이를 보인다.

특히 신뢰를 측정하는 수단으로 이용되어온 화폐는 자본주의 시대에 접어들면서 거의 확실하고 유일한 신뢰의 수단이라고 생각되었다. 또한 각자가 지닌 모호한 개념을 신뢰로서 이어지게 하는 커뮤니케이션 수단화가 되기도 했다.

2018년도 대한민국을 광풍처럼 휘몰아친 코인 등의 사태는 신뢰가 얼마나 짧은 시간에 성립되고 무너질 수 있는지를 설명해주고 있다. 블록체인이라는 신뢰의 기술을 변형된 금융 시스템으로  마케팅하고자 했으나, 설익은 기술에 너무 빨리 손을 댄탓인지, 관련 산업은 침쳬되었고, 지금도 그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네이버와 카카오톡에서도 자체 생태계 코인을 발행, 운영하고 있는것이나. 블록체인 기술의 다양한 상용화 모델이 등장하는 것을 보면 새로운 신뢰 관계를 구축해내는 신뢰자본 기술의 기업들이 본격 등장할것은 자명하다.

 왕권으로 대표되는 시대에는 군주와 신하간의 신뢰가, 봉건영주 시대에는 주군과 농노간의 신뢰가 중요한 이슈였다. 산업혁명 시대 이후에는 자본가와 노동자간의 신뢰가 핵심 화두이다. 물론 이들간에는 경제적 이득과 분배에 맞춰서 합의가 이뤄지기도 하고, 치열하게 다퉈, 끝끝내 승자를 가려야하는 잔인한 쩐의 전쟁을 벌이기도 하게 된다.

이러한 모든 대립과 갈등, 화해의 중심에는 내가 중심이 되는 타인에 대한 신뢰도가 자리잡는다.  실제 경제학자들은 한 사회에서 타인에 대한 신뢰도가 10% 포인트 증가하면 경제성장률이 0.8% 포인트 성장한다고 추정한다. 한국인의 신뢰수준은 현재  26% 정도가 된다고 한다. 미국이 대략  35%라고 본다면, 앞으로 우리가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낸다면 훨씬 더 나은 삶의 모습으로 나아갈 수 있다. 

우리가 얘기하는 신뢰란 인간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가장 기본적인 덕목 중 하나이다.. 근대사회에서는 계약관계 성립의 가장 기초적 요소이자, 사회공동체 의 구성과 통합을 위해 가장 기본적 요소로 자리잡았다.

특히, 사회의 중심체 역할을 하는 정부 관료, 정치인, 지식인, 경제인 등 리더들의 업무 능력과 도덕성에 대한 신뢰도는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 부단한 스스로의  능력 계발과 도덕적 규범을 지켜내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나라의 현대사는 신뢰자본을 쌓아나가기에는 너무도 어렵고 힘든 시기였다. 일본 식민 통치와 미군정은 그나마 유지해오던 우리의 선비 정신을 몰락시켰다.  새로 등장한 신흥귀족과 졸부들은 오로지 부와 권력에만 집착해왔다.  이는 오랜기간 계층간의 분열과 갈들을 부축여오고 있다. 그래도 그나마 다행인 것은 2000년대 브로드밴드와 IT의 시대이다. 이 시기부터 정보의 격차는 조금 편평해졌고, 누구나 자신의 생각과 의사를 표현할 수 있게 되었다.

신뢰자본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사람이 보증이 되었던 시대에서 문서와 시스템이 보증이 되는 시대로 이전하고 있다. 신뢰가  성공적인 비즈니스의 화폐로 변화하고 있다. 투명성은 신뢰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덕목이다. 이를 통해 디지털숫자화된 내용들은 우리에게 새로운 가치 창출을 요구하고 있다. 가치는 기업의 신뢰와 대중의 투명성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뢰자본에선 의외로 ‘휴리스틱(Heuristics)’이 작용한다.  휴리스틱은 숫자나 연산과 같은 과학적 조건보다는 경험이나 직관에 의해 의사를 결정하는 방식을 말한다. 이는  주로 심리학, 경제학, 인공지능 분야에서 사용되는 말로, 생소하거나 여러 가지 문제 상황을 직면했을 때 ‘경험적 지식’을 바탕으로 문제를 해결하게 된다는 것이다.

인간은 하루에도 오만가지 생각을 한다. 정확하게는 1천 5백여개의 생각을 한다. 그리고 생각은 감각이다. 그 감각은 경험을 통해 축적된다. 신뢰자본 역시  한 인간이 휴리스틱을 통해 지닌 통찰(insight)와 상황에 대한 문제해결력을 결합해야 만들어진다. 측정에서 유리한 디지털이 갈수록 커지고, 평균과 비교에에서 균형과 조화로 변화하는 시대일수록 신뢰자본의 가치는 증대된다. 

지금이 그 때이다.

이욱희(위아가치디자연구소 소장)
이욱희(위아가치디자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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